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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쿠타총지에 올라온 봉래제 후기글 핫산

루뇨 리버 2024. 4. 11. 07:09

원문: https://touhougarakuta.com/article/gokahachimon-4/

 

고카하치몬의 동아시아 유람기 제 4회  동아시아의 가교를 노리는 한국 이벤트: 봉래제의 국제전략

 

 

 동인서클 고카하치몬(五花八門)의 카미조 사치입니다.

 

 2024년 2월 17-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 메쎄)에서 개최된 봉래제를 방문하여 저는 즉매회 서클 참가 및 동방 고찰 발표회 발표를 했습니다. 당일의 상황을 중심으로 제가 관찰한 한국 동방팬활동의 모습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저 스스로로서는 2017년 3회 방년소녀탄막제 이후의 한국 동방 온리전 참가였습니다. 방년소녀탄막제는 한국 남부, 부산시에서 개최됐기에 서울 근교에서의 이벤트 참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동방 이벤트는 2009년 제 1회 환상소녀주의보를 기점으로 15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 후, 중심적인 이벤트 역할은 방년소녀탄막제에 이어 2024년 현재에는 봉래제가 한국 동방 이벤트의 구심점을 맡고 있습니다.

 

 봉래제는 코로나 판데믹 중이었던 2020년 7월에 제 1회, 그리고 2023년 2월에 제 2회가 개최되고, 이번이 제 3회였습니다. 코로나 규제의 완화와 함께 봉래제의 규모도 확대되어 왔습니다. 오랜만에 새로 발족한 한국 동방 이벤트였기에 얼른 방문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1200명이 참가한 봉래제 1일째

 

 제 3회 봉래제의 이벤트 구성은, 1일째 전반부의 동인지 즉매회 『봉래제』와 후반부 음악 라이브 『Live TOHO 2024』 [※1]가 실시되었으며, 2일째에는 동방고찰발표회 (동방환상포럼)이 실시됐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수원 메쎄에서 열렸지만 1일째는 컨벤션 홀, 2일째는 회의실에서 진행됐습니다. 1일째에는 컨벤션 홀에서 동인지 즉매회용 테이블과 의자 구역, 음악 라이브용 스테이지, 그 외 휴게용 테이블이 하나의 공간에 배치되어 있었으며, 참가자는 각각의 구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습니다.

 

[※1]

음악 라이브의 열기는 X에 업로드 된 영상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https://x.com/TAMUSIC/status/1759208737854964076

 

 

 

 

봉래제의 메인 회장. 일반 개장전의 모습. 홀은 구역을 반으로 나누어 왼편에 음악 라이브용 스테이지, 오른편에 서클 공간이 펼쳐 있다.

 

 즉매회 전체의 부스 수는 75서클 (106스페이스)이었고, 그 중 한국계가 약 56서클 (약 75스페이스)였습니다.

 

 특기할 점은 외국 서클의 수로, 일본계가 약 13서클 (약 19스페이스), 더욱이 중국계가 약 6서클 (약 13스페이스)였습니다. 부스의 4분의 1 정도가 외국 서클입니다.

 

 제가 이전에 참가한 방년소녀탄막제, 상하이 THO, 하쿠레이신사예대제 in 대만 등의 이벤트는 기본적으로 현지 서클 이외의 외국 서클은 일본계 서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봉래제는 중국 대륙 서클의 수가 두드러집니다. 음악 라이브에서도 일본 서클 외에도 중국 서클도 참가했습니다. 봉래제는 일본 거주 동방팬이 중국 대륙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가치도 있어 보입니다.

 

 

중국 대륙에서 온 참가 서클의 모습. 한국과 중국 동방팬 사이의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한 서클도 참가했다.

 

오전 9시가 넘어 회장에 도착하니 벌써 입구에서부터의 일반참가자들의 대기열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오전 10시에 일반입장이 시작되자 입장수속에 시간이 걸리는 듯하여 대기열이 해소되는 데까지 1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스태프분께 여쭤보니 참가자 수는 일반대기열만으로 약 1000명, 1일째 후반의 음악 라이브 때는 1200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1000명을 넘길 수 있는 규모의 동방 이벤트는 일본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이기에 한국 동방팬의 활발한 활동력이 깊숙이 느껴집니다. 이 참가자수는 운영진들의 예상도 넘은 것이라고 합니다.

 


일반입장줄의 모습. 입장 시, 한 명씩 대응하는 시간이 있기에 전원 입장종료까지 시간이 걸렸다.

 

한국 서클의 판매물은 의외로 만화가 적고 소설이나 평론 등의 글 작품이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외로 일러스트집, 굿즈 등의 서클이 비교적 눈에 띄었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 서클과 중국 서클은 굿즈와 음악 CD의 비율이 높고, 언어의 벽이 작은 작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본어 글 작품이 아예 팔리지 않는 것은 아니고, 사전에 공지를 보고 저의 부스에 와주신 분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일 고카하치몬 서클 부스와 한국어 POP.

 

 저에게 있어서 한국어 독해는 난이도가 높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어 작품을 배포하는 것은 의외로 허들이 낮은 인상이었습니다. 사전에 한국어 POP를 준비했고 또 간단한 일본어나 영단어, 스마트폰 번역기를 쓰면 딱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2]. 서울은 일본과의 공항편도 잘 갖춰져 있으므로 다음 봉래제 (2025년 2월 개최)에 서클 참가를 검토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저는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당일에는 Chat GPT로 출력한 한국어 설명문을 인쇄하여 서클 부스에 게시했습니다. 스태프 왈 「95% 정도 뜻이 전달되」는 수준이었나 보기에 개요를 전달하는 정도면 사용해볼 만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장 내에는 [도레미 바이크]도 있었습니다. 올라 타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국 첫 동방 고찰 이벤트 『동방 환상 포럼』

 

이번 봉래제는 신규 기획인 동방 고찰 이벤트 「동방 환상 포럼」이 개최됐습니다.

 

 2010년대 이후, 일본에서 환상향 포럼, 동방발표회, 동방 컨퍼런스, 상하이 THO에서 동방심견연단(東深見演壇)이 개최되어 동방 고찰 발표회 이벤트가 흥행하는 것을 볼 수 있던 이래로 [※3] 드디어 한국에서도 열렸습니다.

 

[※3] 일본이나 상항이의 동방 고찰 발표 이벤트에 대해서는 가라쿠타총지 내의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幻想郷フォーラム」の発足が及ぼした影響と、東方評論・情報サークルの萌芽――「幻想郷フォーラム」関係者座談会(前編)

 

 「你好(ニーハオ)」と「谢谢(シェシェ)」しか中国語を話せなくても何とかなる⁉海外の同人イベント参加経験ゼロの筆者による、台湾&上海の同人イベント弾丸参加レポート!④(東深見フォーラム〜東方露明境ライブ編)

 

 

 동방환상포럼 안내판.

 

 당일 발표자는 10팀, 청강자는 약 30명이었으며, 커뮤니티 평론, 성지순례, 작품고찰 등의 다양한 내용들을 발표했습니다. 동방 프로젝트에서 중국 모티브가 많음에 주목한 배경 고찰, 맹월초를 희곡으로 본 문학적 고찰, 스토리 창작 방법론, 동방 성지의 선정 기준에 관한 분석, 동방 음악 어레인지의 역사...... 등이 있었습니다 [※4]. 치밀한 이론구성을 의식한 발표도 많아 전체적으로 레벨이 높은 발표였습니다.

 

 [※4] 한국 참가자가 정리한 발표 개요 블로그가 있습니다.

 르네상스 플레이스(ルネッサンス プレイス)

https://m.blog.naver.com/ungzx/223358780740
 

회장의 모습.

 

 발표자의 출신지는 한국이 8팀, 일본 (일본에서는 제가 발표했습니다[※5])과 중국에서 각 1팀이었으며, 외국인 발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저는 일본어로 발표했고, 그 자리에서 한국어 통역을 해주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중국 발표자는 중죽어로 발표하고, 음성을 기계번역한 한국어 문장을 화면에 띄우는 방식이었습니다.  저 스스로로서는 외국 발표회에서 발표하는 것은 첫 경험이어서 여러 방법으로 언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익힐 수 있었습니다.

 

[※5] 저는 「동방 네트워크의 구조와 동태: 동방 이벤트 통계와 인기투표 통계에 관한 검토」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슬라이드는 사전에 운영진에게 보내드렸고, 운영진이 한국어로 번역해주셨습니다. 저의 발표 내용의 한국어 번역이나 당일 발표 내용 전달은 운영 스태프나 일본어를 잘하시는 발표자분들의 선심 덕분에 비로소 가능했습니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발표 예 「동방 프로젝트에서의 중국」

 

발표 예 「동방 성지의 선정 기준」

 

발표 예 「무슬림 세계에서의 동방 커뮤니티의 상황은?」. 중국어에서 기계번역된 한국어가 화면에 표시되어 있다.

 

정해진 시간을 넘겨 발표한 발표자들도 몇몇 볼 수 있었고, 당초 스케줄은 10시부터 13시 30분까지 예정되어 있었지만 실제 폐회는 17시 쯤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원활한 이벤트 운영의 관점에서 볼 때 해결해야 될 부분임이 분명하지만 어찌 됐든 한국에서의 첫 발표회 이벤트이고, 전 참가자가 모색해야 할 부분입니다. 발표자의 발표력이나 조정능력, 열의를 가늠해보겠다는 점으로서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하여 적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었겠죠 [※6].

 

[※6] 이 부분은 2014년 제 1회 환상향 포험 (나고야), 2019년 제 1회 동방심견론단 (상하이)에 참가했을 때도 느꼈던 것입니다. 각국의 초기 단계의 발표자는 발표회 인프라가 갖춰지기 이전부터 고찰 활동을 해오던 케이스가 많아 일종의 벤처정신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고 미뤄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주요 동방 고찰 발표회 이벤트가 참가 허들을 낮춰 분야를 넓히는 방침인 것에 반해 상하이 THO는 소수정예 발표 스타일입니다. 봉래제는 약간 일본 발표회 이벤트의 형식과 유사한데 청강자들로부터 날아오는 질문은 비판적인 것들도 포함해 제법 날카로운 것이 많았고, 학회나 연구회 같은 분위기가 돌았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운영 방침이 발표 내용에 주는 영향은 큰 것 같습니다.

 

 이렇듯 동방 고찰 발표회 이벤트의 국제적인 비교가 가능한 날이 올 것이라고 과거의 제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일본 국외에서의 동방 팬 활동의 확대와 질적심화는 늘 경이롭습니다.

 

한국의 입지를 살린 이벤트의 국제전략

 

이번 봉래제와 같은 즉매회, 음악 라이브, 발표회를 한꺼번에 개최하는 이벤트 방식은 일본에서는 드문 부류에 듭니다. 봉래제는 이벤트 모델로서 상하이 THO에 관한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복합 이벤트는 「상하이 방식 (Shanghai Style)」이라고 불러야 할 특징적인 스타일입니다.

 

 또한 단순히 모방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국내의 니즈에만 국한시키는 것을 넘어 일본과 중국의 동방 팬들의 교류 거점으로서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독자적인 공간을 만드는 전략을 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7].

 

[※7] 추가로 어떤 이벤트에서든 자금적인 기반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봉래제는 X (Twitter) 등의 공지를 통해 사전에 클라우드펀딩으로 개최비용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일본 동인지 즉매회에서 채용한 예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라가 다르면 이벤트 운영 상식도 달라진다는 사례겠지요.

 

 2024년 3월 시점에서 한국은 일본에서도 중국에서도 비자 취득 측면에서 허들이 낮아 각지에서 서클 참가자를 모으기 쉬운 땅입니다. 상하이 THO가 "중국 대륙 동방 팬 활동의 쇼윈도"라면 한국의 봉래제는 "동아시아 각지를 연결하는 가교"로 불릴 포지션에 있습니다.

 


동방 이벤트 국제 분류의 개략도 [※8]

 

[※8] 출처: 上條紗智 「동방 네트워크의 구조와 동태: 동방 이벤트 통계와 인기투표 통계에 관한 검토」 (동방 환상 포럼 2024년 2월 18일) 보고자료로부터

 

봉래제 음악 라이브 막판에서는 ZUN 씨의 메시지 영상이 공개되어, 회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ZUN씨에 대한 관심은 일본에서도 물론 높지만 외국 동방 팬들은 그 열의가 대단히 강합니다. 또한 그들이 ZUN 씨가 각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큰 흥분이나 희망을 품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지지해줄 수 있는 기반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동방 팬들의 이해와 지지겠지요. 봉래제는 우선 한국 거주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동방 팬 활동의 거점입니다. 한국의 강점을 살린 활동이 앞으로도 넓어지길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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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시 자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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