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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땐 재밌었던 것 같은데 막상 쓰고나니 쏘쏘인 건에 대하여 오늘 이렇게 일한게 거짓말이었다면 129계 4월 1호 [정치면] (선택 129계) 대텐구 선거 입후보 신청 성황리에 마무리… 이즈나마루 메구무 단독 후보 확정 이미지 순서 ON (사진) 현직 대텐구 겸 선거위원장 겸 단독 후보 이즈나마루 메구무 4월 15일에 예정된 대텐구 선거를 위한 입후보 절차가 텐구 사회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대텐구 직속 선거관리위원회는 대텐구 집무실 앞에 별도의 공간을 3월 31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마련, 입후보를 원하는 텐구 누구나 자유로이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현직 대텐구 이즈나마루 메구무 본인을 비롯하여 선거에 관심을 가진 텐구들이 신청 장소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면서 선거에 대..

달과 잔 발갛게 상기된 얼굴이 고운 달빛을 받아 번들거린다. 달을 담은 하늘은 짙푸르게 익어간다. 비쭉 솟은 뿔 두 개가 연신 달을 찔러 빛이 바스라진다. 그 뿔 밑동에 달린 리본이 앙증맞아 제법 귀엽다. “어디서 이런 술을 구했어? 일품인데!” “저번 단옷날에 빚어뒀어, 배웠지. 옛날 사람들한테.” "아, 이게 창포 향기였구나. 네가 직접 빚은 거라고? 이야, 솜씨가 대단한데?" 오니 옆에는 소녀가 둥근 술잔을 들고 앉아있다. 질끈 동여맨 머리가 달밤엔 더욱 하얗다. 잔바람이 마루를 가볍게 스쳐 지나간다. 해가 길어지고 날이 서늘한 초여름 밤엔 몸을 데우는 술이 제격이다. 간만에 마시는 술이 싫지는 않은지 소녀도 엷은 미소를 짓고 있다. "오늘은 운이 좋아! 길을 헤맨 덕분에 이렇게 멋진 친구를 만나고..

[으앙- 이게 무슨 일이야~~!] 화창한 정오, 때 아닌 짜증 섞인 목소리가 풀밭 위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비명을 지른 소녀 '츠쿠모 야츠하시'의 손에 들려있는건 그녀의 악기가 아닌 방금 막 간행된 오늘 자 신문 한 부.그 신문 1면에는 [프리즘리버 with H 와 조수기악의 환상의 합동 공연!!]. 이렇게 대서특필로 보도되어있었다. [……없어…….없어…….없어...!없어..!! 왜 우린 없냔 말이야~~~~~~...... 히끅..흐윽..] 그 모습을 맨 처음부터 지켜보기만 그녀의 언니 '츠쿠모 벤벤'은 구슬피 훌쩍이고 있는 야츠하시의 어깨를 그저 말없이 감싸 안기 시작했다.그렇게 언니 품에서 한참을 흐느끼던 야츠하시는 그 상냥함 속에 빠져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는지, 끌어안아주던 언니의 손을 내치며 강..
카구야 공주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다섯 가지 난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만 카구야를 갱생시키고 영혼의 짝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난제는 아래와 같다. 1. 월인은 완벽을 숭상했다. 완벽, 그것은 흠결 없는 순수한 최상이다. 완벽의 추구야말로 최선임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모두가 모두에게 언약하였다. 카구야도 마찬가지로 완벽을 추구했다. 그러다 두 가지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하나는 완벽하게 할 수 없다면 어설프게 시작하지 않는 것이 완벽하다는 것이었다. 하나는 불확실하게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보다 단번에 해낸다면 더 완벽하다는 것이었다. 얼마 안 가 카구야는 단번에 완벽하게 해낸다는 조건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카구야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완벽을 지키기로 하였다. ..

유유대 심심해서 팬픽 참가해봣어요 근데 걍 대회 연관보단 소설된거같음 제목은 없습니다. 대충 4시간만에 쓴거니 퀄리티 재미 감안해주십사 맞춤법 검사도 안함요 백옥루, 그 고요한 저택. 문인들의 마지막 쉼터가 되는 고즈넉한 찰나의 쉼터. 문인이라면 응당 그곳에서 제 끝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 망령된 자로서의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로다. 망령은 무겁게 가라앉은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그래. 정말로. 망령은 백옥루에 도달하였다. 제 손끝에 생긴 굳은살도. 손톱에 낀 묽은 먹도. 그리고 붓털을 핥아 생긴 검은 혓바닥도. 그 모든 습관이 남은채로, 누각에. 천상의 누각에 도달하였다. 자신은, 결국엔 문인으로서 인정을 받은것이로구나. 망령은 제 몸을 바라본 후, 주위를 훑어보았다. 제 몸은 희끄무레했다...
뭐 대충 이런 거 써볼까...말까... 고민하다 어제 아 쓰긴 써봐야지 하고 급하게 썼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빨리 쓰려고 좀 간사한 꾀만 내서 쓴 것 같은 팬픽;; 아무튼 좋은 제목 모집합니다... 요거다 싶은 제목 있음 함 의견 주시면... 어두운 방 안에서 구식 브라운관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비친다. 방 안에 가득 피어오른 먼지가 그 빛에 비쳐 눈송이처럼 흩날린다. 그렇게나 찾아헤매던 비디오 테이프를 꺼내면서 이리저리 무너져버린 잡동사니들이 남긴 흔적. 이런 상태의 방안에서 원하는 물건을 대체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꿈 그 자체 같다. 혼란 속에서, 말도 안되는 기억을, 이상하리만큼 조리있게 구성해낸다. 지금부터 재생될 영상들도 바로 그 흔적이다. 분명 일어날 수 없을 일이 일..

**들어가기 앞서: 등장인물의 사상은 작가의 사상과 별개이며 작가는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시작- 아야: 반갑습니다. 저는 붕붕마루신문의 리포터 겸 사진사 겸 편집자인 깨끗하고 올바른 샤메이마루 아야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특별한 게스트를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미코: 반갑습니다. 저는 신령묘의 선임 도사 토요사토미미노 미코입니다. 흔히 쇼토쿠 태자라고 알려져 있죠.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야: 예, 그럼 바로 시작해도 문제 없으시죠? 미코: 물론이죠. 아야: 좋습니다. 가장 먼저 오늘 이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유를 여쭙고 싶네요. 미코: 붕붕마루신문은 그 평판과는 별개로 판매부수로는 수위를 다투는 환상향 최대 규모의 언론이지요. 제 생각을 만방에 드러내고 이를 통해 오늘날 환상..

[느낌표] 과거에 쓴 여러 팬픽의 후기 지금까지 써온 거의 모든 팬픽의 후기를 이 기회에 보다 자세히 써보고자 한다. 한 글에 몰아서 쓰겠지만, 하나의 참가글로 칠지 각각을 모두 다른 참가작으로 칠지는 당연히 주최자의 몫이다. 동인지나 다른 팬픽의 리뷰도 쓰고 싶지만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다. rainmaker 시리즈의 마리사의 장갑이 너무 좋아서 돌아버릴 것 같다는 점만 미리 언급해 둔다. 학자(savant)의 책무 (2014.12.24) https://blog.naver.com/fillioque1/221607207552 처음으로 쓴 팬픽. 지루하기 짝이 없는 졸작이다. 흥미로운 장면은 몇몇 꼽을 수도 있겠지만, 서사는 완전히 부재하다. 7년 전을 되짚어 보면, 아무리 미숙했더라도 이것이 재미없을 것이란..
오늘은 내게 남아있는 날 중 가장 추운 날일거야. 그 말인 즉슨 인생 그래프에서 우상향할 일만 남았다는 뜻이지. 그녀는 스스로를 고무하며 입에 머금은 홍차를 마저 삼켰다. 달큰한 홍차의 맛은 위장을 상냥히 쓰다듬는 것으로 미래에 대한 장및빛 공상에 물성을 부여한다. 상처투성이인 지난 밤의 기억이 당분에 가라앉는다. 나는 지극히 냉정하기에 그날 밤의 일이 내 잘못임을 안다. 언젠간 그녀에게 사과해야 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보란 듯이 성공해서 몇배로 보답할 생각이다. 그리고 날 깔봤던 사람들. 특히 그년은, 온실속의 화초라느니, 의지박약이라느니 헐뜯던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다. 이곳 재계의 큰 손이 되어서 내 발가락을 햝지 않고서는 못배기게 괴롭힐 거거든. 알몸 도게자하는 그년의 모습을 뱃살 주..
새해를 보름 앞둔 연말의 어느 날, 짐승도, 요괴도, 심지어 신까지도 추위를 피해 죄다 보금 자리에 틀어박혔는지 요괴의 산은 그날따라 유난히 조용했다. 이는 최근 참배객이 뚝 끊긴 모리야 신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밥줄인 신앙이 뚝 끊겨버리긴 했지만 모처럼 찾아온 조용 하고 느긋한 연말에 신님들은 별다른 아쉬움 없이 모자란 잠을 채우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달콤한 늦잠을 만끽하는 두 신을 내버려두고 동쪽 지평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스한 햇귀가 신사를 감싸는 이른 아침의 일이었다. 두 신과 달리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진 사나에가 어슬렁어슬렁 본전 앞마당으로 걸어 나왔 다. 간밤에 내린 눈이 사방에 소복이 쌓여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온통 새하얗게 뒤덮인 풍경을 만끽하며 개운하게 기지개를 편 후, 빗자루를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