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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타카의 나이에 대한 고찰

루뇨 리버 2024. 4. 11.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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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귀여운 지옥의 막둥이 마스코트 포지션 쿠쿠썸타카. 과연 그녀의 나이는 어떻게 될까?

 

우선 쿠타카는 '야생 닭의 신'이다. 그냥 '닭의 신'으로 뭉뚱그려 말할 수도 있었지만 신주님은 굳이 '야생' 이라는 단어를 강조하여 그녀의 위치를 상기시켰다.

 

이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닭의 가축화가 이루어진 시기는 학자들에 따라 해석이 다양하다. 기원전 1만년 전이라는 얘기부터, 기원전 6천년, 기원전 3천년 등등..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인도~동남아 지역에서부터 시작된 가축화가 중국->한반도->일본 순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에 닭이 전파된 시기는 약 기원전 300년, 야요이 시대 즈음으로 이때 이미 닭은 거의 가축화가 끝난 상태에서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에 닭이 전래된 시기를 쿠타카의 탄생으로 본다면 그녀의 나이는 약 2000살 초반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야생 닭'의 신인 그녀의 나이를 가축화가 끝난 지 한참 된 시기부터 측정하는 게 맞을까?

 

가축화된 닭이 유럽에 전파된 건 기원전 9~10세기 경이라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닭은 지금과 같은 귀중한 단백질원이 아니라 신성한 동물, 의례나 제사에 사용되는 동물이었다. 이 당시 죽은 자 곁에 닭을 묻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닭이 저승으로 영혼을 안내하는 인도자 취급을 받았다는 얘기이며 강욕이문 등에서 묘사된 '영혼을 이끄는' 쿠타카의 모습과 동일하다. 

 

'조류신앙'까지 그녀의 기원을 찾아들어가면 그녀의 역사는 더더욱 오래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한반도, 중국, 동남아, 인도 세계 각지에서 토테미즘은 석기 시대때부터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신앙 행위였고, 특히 새는 하늘과 땅을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영물 취급을 받았다. 물론 닭도 (잘 날지는 못 하지만) 예외는 아니었다.

 

한 갤러의 분석글에서 쿠타카 이름의 근원은 산스크리트어 '꾹꾸떼스바라'='구구타왜설라'로부터 유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다. 이 산스크리트어 또한 해석의 범위를 넓히면 '닭의 신'이라는 단어에 도달하게 되고 이는 쿠타카의 신격이 비단 일본 한 지역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닭(야계)의 기원이 되었던 인도~동남아 부근까지 닿아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참고글: https://chohot-touhou.tistory.com/492)

 

일단 니와타리 신앙은 일본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국부적인 토착신앙이다. 하지만 쿠타카의 설정과 이름에 녹아든 다양한 설정과 닭의 역사를 생각했을 때 그녀는 일본의 역사를 훌쩍 뛰어넘어 대륙, 아니 인류의 역사와 맞먹는 역사를 지닌 글로벌한 신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고대 그리스 문명의 시작이 기원전 1200년 ~ 기원전 800년 사이로 보고, 순호의 모티브가 BC 22~21세기 하나라 인물이니까 인류의 역사로만 따지면 쿠타카의 나이는 일본땅에서 나름대로 짬 좀 먹고 날뛰었던 스와코는 물론, 순호나 헤카티아도 뛰어넘는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신앙이 탄생한 기점으로 따졌을 때, 신화 속 이야기로 넘어가면 인류의 역사와는 또 다른 신들의 역사가 존재하니까 누가 누구보다 나이가 많고 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헤카테만 해도 제우스 따위보다 짬이 높으니까...

 

하지만 일본 신화 속에서도 닭은 아마테라스의 상징과도 같은 신수로 취급되고 있으니... 신들의 시대를 따져보았을 때도 쿠타카의 짬은 나름 대선배급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그녀의 직급은 고되고 고된 중간직이지만 말이다.

 

위와 관련해서, 신화의 시대 쿠타카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작품으로 히소나 작가님의 [ノスタルジヤの埋没] 라는 작품이 있다. 실물은 있지만 아직 국내에 번역이 없지만 언젠가 내용을 공유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다

 

결론은, 쿠타카는 신격이나 지위가 윗분들에 비해 높지 못 할 뿐, 짬바만큼은 원로급 만년 팀장-이라는 것이 본인의 해석이다.

 

물론 이 해석은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다르므로 동의하는 사람도,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어떠리, 어차피 동방은 해석하기 나름 아니던가

 

이런 해석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쿠타카를 알아주고, 쿠타카에 대한 연성을 해주길 바라는 것이 본 글의 취지이자 내 본심이다

 

쿠타카 많이 애껴주세요

 

-3줄요약-

 

쿠타카 생각보다 늙었음

 

근데 아직도 중간직임

 

하지만 이쁘죠?귀엽죠?사랑스럽죠?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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