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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여자이락방

루뇨 리버 2024. 3. 13. 08:20

[으앙- 이게 무슨 일이야~~!]
화창한 정오, 때 아닌 짜증 섞인 목소리가 풀밭 위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비명을 지른 소녀 '츠쿠모 야츠하시'의 손에 들려있는건 그녀의 악기가 아닌 방금 막 간행된 오늘 자 신문 한 부.그 신문 1면에는 [프리즘리버 with H 와 조수기악의 환상의 합동 공연!!]. 이렇게 대서특필로 보도되어있었다.
[……없어…….없어…….없어...!없어..!! 왜 우린 없냔 말이야~~~~~~...... 히끅..흐윽..] 그 모습을 맨 처음부터 지켜보기만 그녀의 언니 '츠쿠모 벤벤'은 구슬피 훌쩍이고 있는 야츠하시의 어깨를 그저 말없이 감싸 안기 시작했다.그렇게 언니 품에서 한참을 흐느끼던 야츠하시는 그 상냥함 속에 빠져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는지, 끌어안아주던 언니의 손을 내치며 강하게 말했다.
[안 돼! 이렇게 약한 모습을 감싸주기만 해선 우리들은 결코 세계정복을 할 수 없단 말이야!]방금 전까지 울먹이던 눈은 벌겋게 물들어있는 상태였지만, 야츠하시는 마음을 가다듬고 언니를 향해 자신의 생각을 강렬하게 어필했다.
츠쿠모 벤벤&츠쿠모 야츠하시.그 두 명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신들이 연주하는 악기의 츠쿠모가미 요괴들이다.츠쿠모 자매는 마을에서 [여자이락방]이라는 악단으로써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같은 츠쿠모가미인 호리카와 라이코가 합류한 '프리즘리버 with H', 다시 말해 호리즘리버한테 완전히 밀리고 있는 추세였던 거시다.게다가, 웬 밤참새랑 절의 야마비코가 [조수기악]이라는 악단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완전히 압도하는 바람에, 최근 들어선 여자이락방에 대한 관심이 뚜-욱 떨어져 츠쿠모 자매들에게 슬럼프가 와버렸을 지경이다.그런 와중에 이런 합동공연 소식을 듣고 말았으니. 정신적인 충격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던 것이다.

[자아~그럼..]한동안 가만히 있던 언니, 벤벤이 풀밭에서 일어서며 야츠하시를 일으켜세웠다.
[?]어리둥절해하는 야츠하시를 바라보며 벤벤은 나지막이 그녀의 비파를 들어올렸다.



[흠... 그러면 연습 밖에 더 없겠지...?]벤벤의 비파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온다. 

딩딩-딩♬  딩-딩♩ 딩-딩딩-딩~~~~~~♪




…….
맑은 그녀의 비파소리에 잠시, 하늘의 바람조차 살짝 멈춘다.




…….
그 청아한 음색에, 같은 자매인 야츠하시조차 본인도 모르게 눈을 감고있단걸 눈치 채는 것까지 시간이 약간 걸릴 정도였다.언니의 비파소리를 듣고있자니, 그녀에게 왠지.. 모를 고양감이 솟아났다.

(그래.. 지금이라면.. 왠지..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을 거만 같아..!)비파의 현을 느끼며 야츠하시는 자신의 고토를 꺼내들어 연주를 시작했다.


…….뜬- 뜬---♩  뜬 --뜬-~~~~~~~-♬ 뜬뜬뜬---------뜬♪


따사로운 정오의 광활한 평야 위에서, 두자매의 연주가 흐른다.고악기의 서정적인 음악소리에 날아다니던 새들도 근처 나무에서 잠시 날개를 쉬어가기 시작했다.풀벌레들의 우는 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자연을 관객삼아 그녀들의 음악이 넓은 대지에 울려 퍼졌다.하나 둘씩, 동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자이락방의 가락을 듣기위해 수많은 생명들이 모여드는 것을 그녀들 역시 느끼고 있었다.
그녀들의 음악의 템포가 빨라졌다. 비파의 현은 더 가늘게 떨리며, 고토의 현은 더 강렬하게 뜯겼다.클라이맥스에 진입하면서 그녀들의 카타르시스는 서로의 손마디로 흘러내렸다.


.......딩딩딩♬  딩-딩~~~~~~~♩
뜬뜬♪뜬---뜬♪뜬뜬--뜬뜬-♪-♪

…….침묵은 서서히 다가오지 않았다. 드높게 올라간 템포는 단 한순간에 멎어들었다.그리고 완전히 멈추었을 땐, 그 곳에선 자신들의 숨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연주-. 였다.자매들은 방금 전까지 했던 걱정과 슬픔 따윈 전부 잊어버린 듯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해 깍지를 끼워 흔들어대면서 기쁨을 나눴다.

[언니언니언니! 방금 꺼 정말 대-단하지 않아?]너무 좋았던 나머지, 제자리서 방방 뛰어오르며 야츠하시가 말했다.
[정말~. 우리 둘이여서~. 이렇게 좋은 노래가 나온 거야~.]벤벤은 좋아라하는 야츠하시를 보며 점잖게 말했지만, 그럼에도 목소리에서 새어나오는 고양감 만은 막아낼 수 없었다.하지만, 그 두 자매의 마음 속 어딘가에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연주를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나도 아쉬웠다.물론, 악보는 외웠으니 언제라도 다시 연주는 할 수 있을 수 있었지만, 처음의 감동이 그대로 묻어나올지는 의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자매가 그렇게 아쉬움을 삭히면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자신들의 바로 코앞에서 꽃을 바라보고 있던 금발의 여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땐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서로가 말안해도 알 수 있었다. 
맨 처음 다가간 건 야츠하시였다.

[저기저기저기? 혹시 방금 연주 들으셨나요?]왠지 모르게 관객이라고 생각하니, 존댓말이 마지막에 절로 튀어나온 야츠하시였지만, 그런 건 상관없이 지금은 감평이 중요했다.이미 그녀의 볼에는 선홍빛 홍조가 일어있었고, 그것은 뒤따라 달려온 벤벤또한 마찬가지였다.방금 전까지 연주하느라 지친 몸으로도 관객을 발견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온 정도를 봐서는, 그녀들이 얼마나 이번 연주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는 안보고도 뻔 할 정도였다.그렇기 때문에, 뒤이어 나오는 대답은 더욱더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관심 없었어. 그래서 처음부터 듣지 않았어.]그녀의 대답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솔직히 말해서, '방금 지나친 거라 연주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정도였다면 이정도로 화가 나고 부끄럽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시작부터 함께 있었음에도 일부러 듣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관심이 없다고 한들, 면전에다 대고 저렇게 말하는 게 제정신인가? 야츠하시는 분노했다.그렇지만, 야츠하시는 그럼에도 놓을 수 없었다. 저 행인의 말을 듣고 즐거워하던 벤벤의 얼굴이 변해버린 것을 봐버렸기 때문이다. 이대로 보내버리면 언니는 상처만 입고 말아. 야츠하시는 표정관리를 하며 최대한 웃는 얼굴로 재차 행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우리들 연주 듣지않았나요? 좋지않았나요?]그러나 입술을 깨 물으며 말을 간신히 끝맺은 야츠하시는 화를 참으면서 다음 말을 기대하며 금발의 여인을 따라갔지만, 그녀는 무시하고 자기 갈길을 떠날 뿐이었다.
[잠깐! 어딜 보고 있는 거야, 내 질문에 대답하라구!]결국 폭발한 야츠하시가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삿대질을 하면서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다.
씨익씨익-. 
분이난 야츠하시와 그녀 옆에 나란히 선 벤벤은 이전에 휘침성이변때 하극상을 일으킬 때처럼 공격적인 태세로 여인 앞을 가로막았다.

----.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올렸다.왠지 모를 중압감이 츠쿠모 자매를 덮쳤다. 자신들 같은 저급요괴들과는 급이 다를 정도의 마기를 뿌리며 여성은 입을 떼었다.
[ ■■을 찾고 있으니. 방해하지마-.] 
사死기가 그녀들을 감싸 안았다. 평소였으면 그대로 줄행랑을 칠정도의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츠쿠모자매를 위협한 것이다.공포에 겁에질려있던 벤벤은 고개를 든 여인의 얼굴을 보고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것은 필시, 마을에서 연주를 끝내고 돌아오면서 우연찮게 들었던 무녀들의 대화.그녀들의 대화 속에서 공통적으로 지목된 단 한명의 여인. 금발의 검은 옷을 입은 신령.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가 바로, 혼자서 달을 침몰시킨 '순호'라는 것을 벤벤은 뒤늦게나마 알아차리고야 만 것이다.하쿠레이와 모리야 조차 쉽게 손쓸 수 없는 최강자들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아챈 벤벤은 즉시, 야츠하시의 팔을 붙잡고 냅다 도망치기 시작했다.가기 싫어하는 야츠하시를 억지로 끌고 몇 미터 옆으로 떨어진 벤벤은 귓속말로 조심스럽게 이러저러한 사실들을 전달했다.
…….[나는 괜찮으니깐, 오늘은 그만 들어가서 쉬는 게 어떨까?]벤벤은 야츠하시를 타이르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그녀도 분한 건 똑같았지만, 우선은 동생의 안전이 우선이었던 것이다.츠쿠모가미로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도 마력이 다 달아서 목숨이 위험했던 적도 있었다.하지만, 그 모든 위험한 상황에서도 야츠하시란 동생이 있었기에 서로를 의지하며 버틸 수 있었다는 것을 벤벤은 잘 알고 있었다.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일쯤은 냉정하게 판단해서 흘려 넘길 수 있었던 것이었다.
다만, 야츠하시는 그러지 못했다.[흥! 영원히 못찾아버리면 좋겠다구!!]
분명히 상대방이 힘의 우위론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차이나는 상대란 것쯤은 알고 있었던 야츠하시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왠지 모를 적대감이 그녀에게서 샘솟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한마디를 질러버리고 만 것이다.본인조차 왜그런진 몰랐을 정도로 적대감이었지만, 지금상황에선 그런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화가난건 똑같았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녀는 본인이 해선 안될 말을 했다는 것을 아직까지 깨닫지 못했다.

그것이 실책 이였다.
----------.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졌다.검은 먹구름이 태양을 전부 가리기 위해 몰려들었으며, 하늘에선 붉은 빛의 천둥번개가 내리치기 시작했다.살이 에이는 칼바람이 츠쿠모 자매를 휘감쌌으며, 자신도 모르게 움츠린 고개를 살짝 들고 바라본 그곳에는 검은 오오라에 뒤감긴 채, 붉은 안광으로 노려보는 순호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 뭐---. 라---. 고----?]
영혼이 담겨있지 않은 죽은 자의 목소리가 자매의 청각을 고문했다. 낮게 깔려진 목소리에는 절대로 담을 수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순수한 분노가 한 가득씩 담겨져있었다. 순호가 한 걸음씩 다가오기 시작했다.벤벤과 야츠하시는 생리적인 공포로 인해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만 있을 뿐, 한 걸음도 옮기질 못했다.
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
서로가 맞잡은 두 손으로 각자의 심장소리와 떨림이 전달되어왔다.

[흑...흐극..흐끅..히끅..]공포에 떨면서 순호에만 집중하던 벤벤의 귓가에 동생의 흐느낌이 들려왔다.고개를 돌린 벤벤은 자신의 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공포와 두려움. 슬픔이 보였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했기 때문에 보이는 것들도 볼 수 있었다.그녀는 지금 억울하고 화나있는 상태였다. 하긴, 벤벤이 알아차릴 수 있는 이유도 본인과 생각하고있는게 똑같았기 때문에 알아차린걸 수도 있었다.게다가 방금 야츠하시가 두려움에 '실금' 하고 있다는 것 마저 깨달은 벤벤은 그 즉시, 마음을 굳혀먹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순호가 날라들었다.목표는 '야츠하시'였다.
온몸에 검은 오오라로 감싼 순호는 야츠하시를 향해 손을 뻗고 달려들었다.벤벤은 본능적으로 저 손에 닿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동생을 그 팔로부터 밀쳐내었다.다만, 그렇게 되버리고 나니 자신이 반대로 붙잡혀버리고 말았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그럼에도 상관없었다.

[...어서.. 도망쳐!]멱살이 잡혀버린 벤벤은 뒤에 쓰러져있는 야츠하시를 향해 목소리를 크게 외쳤다.하지만, 그 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찮은 츠쿠모가미주제에, 나에게 증오를 받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가.]순호의 등 뒤에서 자색 기운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그 기운은 마치 구미호의 꼬리와 같은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이내 그 아름다운 자태를 고정시키고 말았다.

[내 순화시키는 능력으로 널 순식간에 죽이는 게 가능해.]순호는 벤벤의 멱살을 잡고 있던 손으로 그녀의 목을 붙잡아 서서히 죄기 시작했다.

[크헥..켁..컥......]벤벤은 눈의 흰자위를 들어내면서 입에 거품을 물기시작했다.그럼에도 손으로는 야츠하시를 향해 도망가라고 휘저으며 아둥바둥댔지만, 야츠하시는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순화시켜 죽여 버리느니.. 츠쿠모가미는 도구로 다시 되돌리는 게 나을 것 같구나.]아까와는 다른 기운이 그녀의 팔에서 느껴졌다. 죽음의 기운이 아닌, 원래대로의 회귀의 기운.벤벤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비파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요괴는 목이 졸린다고 죽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원래모습인 도구가 되어버렸다.그녀는 벤벤을 죽인 것이 아니었다.순호는 츠쿠모가미를 다시 원래 모습인 도구로 순화시켜버리고 만 것이다.

[으아아아아앙…….히끅..]야츠하시는 눈물을 흘리며 벤벤의 원형인 비파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녀의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달달달달 떨고만 있을 뿐이었다.그녀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포기한 체, 두 팔을 앞으로 이리저리 헤집으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그것은 순호의 반대방향이 아니었다.그녀의 언니인 벤벤이 있는 쪽으로 하염없이 아둥바둥거리며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다.야츠하시는 울면서 앞으로 기어갔다.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언니'였던' 비파가 손끝에 닿았을 때, 온힘을 다해 끌어당겨 껴안을 뿐이었다.
[히끅…….미안해…….언니.. 미안해..흐끅.. 언니..!]
눈앞에 순호는 잊은 듯 그녀를 껴안고 끊임없이 울며 사과했다. 하지만, 그 말이 과연 언니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그것은 그녀도 잘 모를 것이다. 순화의 힘이 어떻게 작용됐는지 알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럼에도 그곳에 언니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으며 계속해서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평화도 순호는 줄 생각이 없었다.
분노의 화신, 증오의 화신. 신령 순호, 그녀의 증오를 해소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었다.
순호는 비파를 빼앗아 부수기 위하여 손을 앞으로 서서히 내지르기 시작했다.야츠하시는 직감적으로, 그녀가 비파를 부술 것이란 것을 알아채고 말았다.슬픔과 공포로 가득차있던 그녀는 순간 정신 차리고 비파를 붙잡아 당기려는 순호의 팔을 내쳐내고 비파를 더욱 가슴 안쪽으로 끌어안았다.
야츠하시의 두 눈은 순호의 붉은 눈동자를 향해 노려보고 있었고, 순호의 어떠한 행동에도 바로 대응하게끔 양 팔로 벤벤을 단단히 고정하고 있었다.하지만, 본인도 알고 있다. 자신은 힘이 약하다는 것을. 결코 순호를 이길 수 없을 것이란 걸 알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입을 열었다. 열면서 소리치고 악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제발..! 내가 했잖아..! 언니는 잘못 없잖아..! 제발..차라리 나를 죽여.. 그래도 제발 언니만은 놔줘..!]다리는 이미 풀려서 서있지도 못하지만 그럼에도 목소리만은 처절했다.제발..제발…….제발!!죽음을 각오한 야츠하시였지만, 그렇기 때문이었을까. 순호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 채지 못했다.

[ ■■■■■■■■■■■■--------------!]
갑자기 순호가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그리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그녀의 눈은 야츠하시를 향하지 않았다. 그녀의 분노는 야츠하시를 향하지 않았다.그녀는 모르는 다른 누군가를 향하고 있던 것이라 그녀는 생각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순호는 야츠하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너로썬 내 힘 앞에선 무력, 절대적으로 무력하도다!][상아여! 보고 있는가―!][약하기 때문에, 가족 하나 지키지못하고! 그저, 끌어안아주는것밖에 할 수 없는 그녀를 보고 있는가―!][이제 나의 손으로 그녀를 멸할 것이다. 과거 너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야츠하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증오의 기운을 정면에서 맞아버리고 말았다.눈앞이 흐려지고, 사고가 정지하기 시작했다.이대로 쓰러지면 안 돼.. 그렇게 생각하곤 있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쓰러져가는 도중에 새하얀 빛이 그녀의 눈을 덮었다.왠지, 그녀는 눈앞에 슬피 울고 있는 어머니를 본 것만 같았다. 그녀는 기절하는 와중에도 비파는 손에서 놓치않은 체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그리곤 등 위로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왠지 모르게 약간은 따스했지만, 이내 잊어버렸다.
방금 전까지 츠쿠모자매가 있던 곳엔 낡은 비파와 고토만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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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앙.......흑흑...히끅........흑흑…….]폭풍우는 멈추지 않고 아직도 그곳에 내리치고 있었다.그곳에는 구슬피 울고 있는 여인이 울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순간, 공간이 찢어지며 2명의 여자가 튀어나왔다.
작은 소녀가 먼저 울고 있는 여인의 옷자락을 잡으며 달래기 시작했다.
[친구님~. 울지마세요.. 아이참.. 제가 있잖아요. 네에?]이런 일이 자주있었던것인지 소녀는 능숙하게 우는 여인을 붙잡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T셔츠의 여성이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가며 우는 여인을 꼬옥 끌어안아서 똑같이 달래주기 시작했다.
[나 참... 또 누가 괴롭힌 거야 우리 순호를.. 내가 호오온내줘야 겟는걸?]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쓰다듬으며 여신은 말을 이었다.
[자.. 얼른 돌아가자. 오늘은 내가 맛있는 요리를 해줄게. 가자가자?]그녀는 재빠르게 손으로 포탈을 만들어내더니, 왔던 것처럼 순식간에 순호를 대리고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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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켁.. 걔네들이 순호한테 싸움을 걸었단 거냐??]믿을 수 없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듯이 평범한 마법사는 의아함을 온몸으로 표출했다.
[아니, 그러니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니깐? 결계는 박살나려고하지, 당사자들은 온데간데없지. 결국 헛고생만 했다는 거 아니야.]
 벌컥 벌컥-.붉은 무녀는 짜증부리면서 녹차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렇게 당한 녀석들이 왜 저렇게 멀쩡하게 공연을 하고있는건데?]
그렇다.여기는 여자이락방의 단독공연이 있는 마을 중앙 무대였던 것이다.저번에 만들어냈던 악보에 그 때의 경험을 융합해서 만든 신곡을 발표했던 츠쿠모자매는 어마 무시한 대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확실히 가락이 참 좋아-.][응응. 참 좋은데?]동네 사람들의 평도 호평일색.
여자이락방도 이제 당당하게 메이저 그룹이 되어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이다.

[아참, 그런데 재내들 그러면 악기가 됐다는 건데 어떻게 원래대로 돌아온 건진 알고 있냐?]고화력에 별 좋아하는 마법사가 물었다.
[재내들 츠쿠모가미잖아? 그냥 주어다 빈집에 버렸더니 다음날 되더니 멀쩡하게 돌아다니던데?]
[...]

왠지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경단을 씹어 먹으면서 마지막 의문점을 물어봤다.
[근데 재내들이 그렇게 용기 있는 녀석들이었나? 아니.. 순호를 보고 누가 시비를 걸겠어? 마을의 인요란 인요는 죄다 도망치는 대상 1호가 순호인데 어떻게 시비를 건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

[글쎄-?]
무녀의 애매모호한 답변은 그대로 스키마 요괴가 이어받았다.
[후후..츠쿠모가미란 원래 버려진 물건에 깃드는 악령. 반면에 순호는 복수의 화신이라지만 그 내면은 사실 자식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지. 그녀들은 질투한게 아닐까. 버려진 도구인 자신들과는 달리 죽어서도 사랑받는 그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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