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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hou Project 백업/팬픽

꿈의 흔적

루뇨 리버 2023. 11. 17. 14:58

뭐 대충 이런 거 써볼까...말까... 고민하다 어제 아 쓰긴 써봐야지 하고 급하게 썼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빨리 쓰려고 좀 간사한 꾀만 내서 쓴 것 같은 팬픽;;

 

아무튼 좋은 제목 모집합니다... 요거다 싶은 제목 있음 함 의견 주시면...

 

 

 

 

어두운 방 안에서 구식 브라운관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비친다. 방 안에 가득 피어오른 먼지가 그 빛에 비쳐 눈송이처럼 흩날린다. 그렇게나 찾아헤매던 비디오 테이프를 꺼내면서 이리저리 무너져버린 잡동사니들이 남긴 흔적. 이런 상태의 방안에서 원하는 물건을 대체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꿈 그 자체 같다. 혼란 속에서, 말도 안되는 기억을, 이상하리만큼 조리있게 구성해낸다. 지금부터 재생될 영상들도 바로 그 흔적이다. 분명 일어날 수 없을 일이 일어나버린,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말이 되는.

 

브라운관 너머로, 빛과 빛이 조합되어 흐릿한 영상으로 다시 구현된다. 두 눈으로 직접봤을 때와는 미묘하게 다른,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감각으로 인식되는 게 아니라, 기억되는 그대로의 내용. 퀭한 표정의 한 남성이,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본다. 지금부터 자신이 입밖으로 무언가를 말하는게 과연 현명한 일인지 짐작할 수가 없는 표정. 바로 그 불안한 표정이 그 남자의 이야기를 믿을 법하게, 반대로 도통 믿을 수 없게 한다.

 

 

 

연기로 가득찬 도박장의 이야기

 

그래요, 그 도박장은 연기가 자욱했지요. 보통 연기라고 하면 불쾌하고, 기분 나쁘고... 불결하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도통 실내에서 연기 하나 피우질 않는데 말이죠... 그래서 어쩌다 우연히 들어간 그곳은 정말이지 생경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서 다들 가지각색의 도박을 하고 있었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도박을 하는 것도 적잖이 이상하네요... 요즘 세상에, 확률과 불확실성을 이용한 놀이라니.

 

이게 정말 이상하더란 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나 이상한데, 그 당시에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더란게. 어쩌면 그 연기가... 그래요, 그 연기가 나를 초연하게 만들어버린 걸지도 몰라요. 이미 들어갔을때, 위험하다는 생각 따윈 하지 않고 그대로 코와 입으로 삼켜버렸으니까...

 

아무튼, 다들 어찌나 신이 나있던지 나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놀이에 껴버렸더란 말입니다. 아마 무슨 주사위 놀이였던 것 같아요... 규칙도 모르는데 끼다니, 거참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처음 몇 차례는 그렇게 내가 있는지없는지도 다들 모르고 유야무야 넘어가더란 말이죠. 그런데 한번, 어쩌다 한번, 내가 주사위를 던지니까 갑자기 다들 입을 다물었어요. 그때까지는 왁자지껄 떠들더니... 아니, 내가 껴 있던 데만 아니라 죄다 그러더라구요. 말그대로 건물 전체가. 그래서 대충 감이 왔죠. 아, 이거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졌구나. 말그대로 복이 넝쿨째로 돌아왔거나, 재수 옴붙었구나.

 

어느 쪽이었느냐고요? 그야 재수 옴붙은 쪽이었죠... 다들 나한테 어서 판돈을 내놓으라고, 이를 어쩔꺼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만요... 나야 규칙도 모르고, 판돈은 뭔지도 더더욱 모르니 무슨 수가 있나요. 멱살까지 잡히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죠. 그때야 알았어요. 나한테 그렇게 따지는 녀석들, 범상치가 않더라구요. 얼굴도 험상궂고, 험상궂기만 하면 다행이지. 송곳니도 턱 너머로 뾰죽 나와있고, 이마에는 뿔이 나있고. 인간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깨달았죠. 아 나는 이제 끝이구나.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죠. 그래요... 또 그 연기였어요. 갑자기 내 주위에 연기가 더 뿌얘지더니... 다들 갑자기 멍해지더라구요. 개중에 몇몇은 침까지 흘릴 정도였어요. 사실은 나도 그랬어요... 이게 도통 무슨 일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나한테 뭐라 소리치던 녀석들한테도 딱히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죠. 아 이 연기, 좋다. 그냥 이렇게 있고 싶다... 그런 생각만 들었어요. 이대로 이 연기만 마셔도 괜찮겠구나 싶었죠...

 

그 와중에 딱 하나, 누가 걸어나왔어요. 다들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기만 하는데... 머리는 길고 보라색인 아가씨였는데, 옛날 곰방대를 피고 있었죠. 정말 뻑뻑 피더라구요. 그래요, 그 연기... 그 연기가 그 곰방대 하나에서 나오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곰방대를 물고서... 내 멱살을 잡은 녀석을 먼저 앉히고, 그 다음으론 내 멱살을 잡은 손을 풀고, 다음엔 나를 앉히고. 그러고는 나를 빤히 내려다보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그 연기, 곰방대에서 연기는 계속 나오고... 어째 이제는 아예 나한테 향하던 것 같고.

 

그렇게 뻐금뻐끔 담배를 피면서 나를 살펴보다가... 겨우 곰방대에서 입을 떼고 말하더군요... 거참, 다들 좀 신을 내게 했더니만 외지인이 흘러들어올 줄은... 그러고선 얼른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이번엔 자기가 관리를 소홀히했으니 못본척해주겠더라고... 그럼 평소엔 대체 어떻게 한다는 걸까요? 물론 그건 물어보지 않았죠... 그냥 아 운이 좋았다, 다행이다. 이대로 그냥 돌아가면 되겠구나. 그런 생각만 들더라구요.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안했어요. 세상에 그렇게나 마음이 편했던 적은 여태껏 전혀 없었는데...

 

저는 그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출구로 나갔어요. 거기가 어떻게 출구인지 알았을까요...? 그냥 연기로 정신이 혼미해서 멋도모르고 아무 길로나 간 거겠지요... 그런데 막 나가기 전에, 그 담배 피는 아가씨가 제게 물었어요. 근데 혹시, 여기 와서 훔친 건 없느냐고... 안그대로 자기가 담뱃잎을 좀 잊어버렸다고... 남들이 함부로 쓰면 안되는 건데 누가 가져간 것 같아서 어쩌나 싶다고... 그래서 저야 솔직하게 말했죠. 아뇨 전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요... 그 아가씨는 잘 알겠다고 하면서 절 돌려보내더만요... 제가 거짓말을 할 거란 생각을 안하는 것 같았어요... 뭐 고마운 일이죠.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글쎄 그 연기는 뭐였을까요? 대체 그 도박장에선 무슨 놀이를 했는지... 구형주를 파는 이 가게에서 딱 할법한 이야기랍니다... 안그래도 이 가게도 오늘따라 그 도박장 분위기가 나네요... 오히려 훨씬구형주를 파는 가게다워졌어요... 무슨 의미냐고요? 이 가게도 지금 이렇게 연기가 차있고... 평소보다 조금 더 불결하고... 네 맞아요, 좋다는 뜻이에요... 주인장도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영상은 그렇게, 시작할때보다 조금 더 뿌여진 화면과 함께 끝난다. 그 이야기를 한 남자의 게슴츠레한 눈 때문에 그 이야기를 믿어야할지, 무시해야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영상이 조금 더 이전으로 되감아진다. 그 이야기를 하는 남자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잡힌다. 그 남자의 이야기를 듣는 일군의 청자들. 그들은 이 이야기를 사뭇 진지하게 믿는 표정이다. 그 와중에 한 쌍의 소녀의 모습이 시선을 끈다. 앳되보이는 얼굴에도 불구하고, 다른 청자들처럼 술잔을 하나씩 손에 쥐고 있다. 어째선지 낯익은 그 얼굴... 그러나 브라운관은 바로 다음 영상으로 넘어간다. 이번에는 한 여성이, 앞의 남성과 동일한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돌무더기로 가득찬 강가의 이야기

 

안개가 자욱한 강가였어요... 그래요, 요즘은 그런 안개도 도통 찾아보기 힘든데 말이죠. 어쩌다 그 장소에 이르게 되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네요. 다시 가고 싶지도 않지만. 어쩌면 제 꿈속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닐까 싶기도... 아, 여긴 직접 경험한 일만 이야기하는 장소였죠. 하지만 꿈속이라기엔 너무 생생했으니 분명 제가 직접 경험한 게 맞아요.

 

아무튼, 그렇게 하염없이 안개 속을 헤매는데 여기저기서 꺄르르 웃는 소리가 들려오더라구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같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안개속이라고 해도, 분명 그런 웃음소리가 나면 어디서 들리는지는 알 수 있어야하는데 도통 알 수가 없었어요. 그림자조차도 보이지 않고, 웃음소리도 이곳에서 즐리는 것 같으면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고... 제가 그렇게 당황하자 웃음소리는 더욱 더 커지더군요. 그래서 깨달았어요. 이 웃음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는게 아니라... 나를 보고 웃고 있다는 걸. 게다가 한둘이 아니었어요. 적어도 세넷... 내가 어찌할줄을 모르고 당황할수록 더 재밌어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웃기만 하면 다행인데, 어느순간부턴가 제게 뭘 던지기 시작했어요.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게 질린 거겠죠. 처음에는 저를 겁주기만 하려고했던 것 같아요. 그냥 제 근처에만 적당히 무언가 날아오더군요. 대체 뭔가 했더니... 얼음덩어리였어요. 이 술잔에 들어갈 법한 자그마한 덩어리부터... 천재지변으로 간주될 우박만큼 큰 것까지. 다행히도 엄청나게 세게 던지지도 않고, 보고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렇게 몇번을 던지더니 또 질렸는지... 다음에는 저를 맞출 요량으로 던지는 것 같더군요. 그래요, 얼음덩어리를요. 그때부턴 아 정말 큰일났다싶었죠. 제게 얼음덩어리가 하나둘, 나중에는 십수개씩 막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거에요.

 

그래서 어쨌냐고요? 뭘 어쨌겠어요, 정신없이 도망쳤죠. 제가 그렇게 허둥지둥 도망치니 그게 그렇게 우스운지 다들 마구마구 웃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얼음덩어리는 계속 제게 날아오니 별수가 있나요, 계속 달렸죠. 그렇게 달리다보니 어느샌가 제 주위에 이상한 돌무더기들이 여기저기 서 있었어요. 무릎크기정도밖에 안 되는 것부터,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것까지... 제대로된 돌탑은 아니고, 그냥 강가의 돌덩이들을 곰비임비 쌓아둔 정도였죠.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누가 그렇게 탑을 쌓을 수 있었을까 몰라요. 사람키도 넘는데, 돌덩이를 깎지도 않고 무너지지 않게 쌓다니...

 

하여튼 그때는 도망치느라 그런 생각도 못했어요. 얼음덩어리들이 돌무더기 사이로 이리저리 날아들었으니까요. 안개는 걷히지도 않고, 돌무더기 사이로 얼음덩어리가 날아오고, 그 와중에 웃음소리는 그치질 않고. 그렇게 돌무더기 사이로 이리저리 도망치던 중에... 커다란 얼음덩어리 하나가 돌무더기 하나에 제대로 직격했어요. 와장창, 요란한 소리와 함께 돌덩이 하나가 자리를 잃고 떨어지더니... 그 위로 쌓여있던 돌덩이들이 우르르 무너졌죠. 그런 얼음덩어리를 제가 안 맞은게 다행이지 뭐에요.

 

그렇게 돌무더기 하나가 소란스럽게 무너지지 웃음소리가 뚝 그치더군요. 저도 얼음덩어리가 날아오지 않아 한숨 돌렸고요. 여기저기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뭐랄까... 서로 남탓을 하면서 싸우는 것 같았어요. 그 돌무더기나 무너진게 누구탓인지를 두고요. 저야 영문을 모르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는데... 저 너머에서 버럭 고함이 들려왔어요. 이게 누구 짓이야! 누가 무너뜨린거야! 그리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그쳤죠. 그제서야 아 또 큰일났다 싶어졌죠. 범인들은 사라지고 안 보이는데, 그 자리에 남아있는 건 저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안개 너머에서, 안개만큼이나 새하얀 누군가가 다가왔어요... 아무리 나이를 높게 잡아도 소녀였는데... 스르륵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엄청나게 오싹하더군요. 험상궂은 표정 때문은 아니었어요. 얼굴 자체가 워낙 앳되어보여서 엄한 표정을 지어보어도 그리 무섭진 않았거든요. 그냥 뭐랄까, 공기가 차가워지는 느낌이었죠. 그 소녀는 성을 씩씩 내면서, 무너진 돌무더기와 저를 번갈아쳐다보더니 물었죠. 네가 한 짓은 아니겠지? 다행이다 싶어서 얼른 대답했죠. 네, 뭔가에 쫓겨왔는데 이 돌무더기를 무너뜨리고 도망쳐서 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소녀는 길길이 화를 내더라구요. 그 요정들 때문에 정말 골치아프다고, 기껏 자기 부하들이 돌을 쌓아놔도 못된 장난으로 무너뜨려버린다고. 암만 돌쌓기를 즐거운 일로 부추긴다고 해도, 이렇게 남들 때문에 무너져내려서야 누가 끈기있게 하겠느냐고. 저야 물론 뭔 소리인지도 모르고 맞다고 맞장구를 쳤지요...

 

그러더니 제게 다른 걸 묻더라구요. 분명 자기 부하가 아닌 다른 어린애를 본 것 같은데, 어느새 사라졌다나? 그 아이를 찾아보느라 요정들을 제때 못 쫓아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게 혹시 다른 어린애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었는데... 거짓말을 할 수야 있나요. 저는 못봤다고 했어요. 그렇게 답하니까 시원스럽게 알았다고, 자기가 더 찾아보겠다고 하면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안개속에 길이란게 있을 리가 있나요. 있어도 보이지도 않고. 그냥 대충 가리킨 방향으로 헤매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돌아왔더랍니다.

 

그런데 돌아와서 문득 떠오르던거죠. 어린애, 그리고 돌탑... 그런 형벌을 받는 유령들이 있지 않았나? 그럼 제가 있던 그 강가는... 갑자기 오싹해지더라구요.

 

네, 여기서 이야기는 끝이랍니다... 뭐가 더 있겠어요? 그 어린애는 찾거나 못 찾았겠죠... 애초에 어느 정도로 어린지도 모르고. 오늘 여기에도 평소보다 어린 분들이 보이는데, 그래도 그렇게 어리진 않을 거 아니에요? 겉보기만으론 알 수 없으니까요...

 

 

 

영상은 그렇게 여성이 오들오들 떠는 모습으로 끝난다. 영상을 조금 더 앞으로 돌려서 청자들을 다시 살펴본다. 과연, 겉보기에 상당히 어려보이는 인물들이 청자중에 간간이 끼어있다. 아까 본 낯이 익은 한 쌍의 소녀를 포함해서. 그러나 이 둘은 어디까지나 젊어보이는 것이지, 어린애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렇게 영상이 앞뒤로 정신없이 오고가던 영상이 순간 뚝 멈춰선다. 이 곳은 분명 주점. 그러나 주점에 있기에는 아무래도 어려보이는 아이가 하나 껴 있다. 누군가 보호자와 함께 온 것 같지도 않다. 그냥 다른 청자들처럼 태연하게, 자기 자리에 홀로 앉아있으니까. 그리고 호주머니에서는 무언가 스물스물... 연기가 피어나온다.

 

그리고 브라운관이 꺼진다. 하지만 방 안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대낫처럼 밝아진다. 그렇다, 이 방의 주인도 깨달았다. 누군가 침입했음을.

 

하지만 이미 늦었다. 불쌍하게도 이미 돌아가야할 시간이니까.

 

 

 

소녀는 성난 얼굴로 문 너머에 서 있다. 자기 방인데도 들어갈 수가 없다. 누가 이미 그 안에 자리잡고 있으니까. 자신의 방인데, 분명 자신의 꿈인데 누가 감히. 침입자는 오히려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털모자를 바로쓰며 느지막히 말한다.

 

“불쌍한 것, 내가 찾아올 줄은 몰랐구나.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 꿈에서 비롯된 것은 꿈에만 남아있어야 하거든. 꿈에서 태어난 아이는 더더욱... 워낙 흔치 않은 일이라 놓쳐버릴 뻔했지만. 진작에 찾아서 제대로 알려줘야 했는데.”

 

소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침입자를 말없이 노려본다. 침입자는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나 참, 내 소개도 안 했네. 나는 도레미 스위트, 꿈의 세계의 관리자지. 현실에서 꾸는 꿈이 모이고, 그 꿈이 함부로 현실에 실체화되지 않게 막는 역할이랄까. 수많은 역할 중 하나지만, 일단 너를 찾아온 건 그래서야. 꿈에서 태어난 네가 현실에 함부로 영향을 끼쳐선 안되거든... 그래, 지금 쓰려는 그것처럼. 그런 걸 함부로 훔쳐선 안 돼.”

 

소녀는 그 말에 흠칫 놀란다. 뒷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은근슬쩍 꺼내려했지만, 도레미 스위트는 간단히 간파해버렸으니까. 도레미 스위트의 간단한 손짓으로 소녀의 손안에 있던 물건이 방안을 가로질러 도레미 스위트에게 날아왔다.

 

“어쩌다가 그 술집에 자리잡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 술집에서도 이 연기를 쓴 거지? 네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서, 그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 기억 못하게 하려고. 지금 여기, 네 꿈속에서만 이제 기억으로 남아있겠지. 도박장에서 고초를 겪은 남자도, 삼도천에서 헤맨 여자도 이제 자기 이야기는 기억을 못할테지. 술집에서 그걸 들은 청자들도 모두. 네가 연기를 들이마시게 하고, 기억을 못하게 했을테니까. 그것만은 잘했다고 해야할까? 내가 뒷정리할 일이 적어졌으니까.”

 

도레미 스위트의 목소리에는 어딘가 대견함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무기를 잃은 소녀는 이제는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면서 뒷걸음질을 친다. 방밖에는 갈 공간이 없는데도. 이 방안은 소녀의 꿈안, 그리고 현실에는 이제 소녁 돌아갈 곳이 사라졌다. 도레미 스위트의 침입을 깨달은 순간, 이제 소녀는 꿈속에만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소녀의 뒷걸음질은 이윽고 툭, 소녀의 등이 도레미의 두 손에 부딪치는 것으로 끝났다.

 

“널 책망할 생각은 없어. 오히려 잘 됐네. 꿈에서 할 일에는 조수가 필요해. 하나로는 부족하지만, 하나라도 있다면 다행이지. 앞으로 나와 함께 꿈속에서 해야할 일이 많을 거야... 이런, 그 전에 이쪽을 해결해야 할까.”

 

도레미가 소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동안, 엉망진창이던 방 안에서 두 존재가 새로이 나타났다. 꿈속이라 본디 나타날 수 없지만, 그럼에도 꿈속이라 나타날 수 있는. 한쪽은 보라색 장발을 하나로 묶은, 도박장의 관리자인 코마쿠사 산뇨. 역시나 곰방대는 입에서 놓지 않고 있다. 바로 그 곰방대에 쓸 잎을 빼앗겼으니 영 언짢은 표정. 그 옆에 서있는 쪽은 삼도천의 미즈코령인 에비스 에이카. 흰 단발에 느긋한 표정이기는 하지만, 산뇨처럼 별로 호의적이지는 않은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걱정 마. 저 둘은 꿈속에 온 게 아니야. 사실 네가 불러낸 거지... 너도 잘못한 걸 아니까, 꿈속에 나타나서 너를 쫓아오는 거야. 지금부터 이런 걸 처리하는 요령을 가르쳐줄게. 걱정하지 말고 잘 지켜보렴.”

 

도레미 스위트는 소녀를 토닥이면서 새로 나타난 그 둘에게 가벼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코마쿠사 산뇨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곰방대로 도레미 스위트와 소녀를 가리키며 불쾌하게 물었다.

 

“그러니까 저 아이가 내 담뱃잎을 훔쳐간 게로군. 괘씸하기도 하지. 그 담뱃잎은 아무나 함부로 다룰 물건이 아니다. 오직 나만이, 그것도 도박장을 관리할 목적으로만 쓸 수 있지. 그러니 그 아이는 내가 데려가야겠어. 내 담뱃잎을 함부로 훔쳐가면 어떻게되는지, 함부로 쓰면 어떤 벌을 받는지 본보기를 보여야 하니까.”

 

산뇨의 말을 끊은 건 도레미 스위트가 아니라 에비스 에이카였다.

 

“아니야, 똑바로 보라고. 고작 어린애잖아. 어린애에게 뭘 어쩌려는 거야? 저 아이는 삼도천에서 헤매던 그 아이가 분명해. 그러니까 내가 데려가야지. 자, 내게 그 아이를 보내. 부모보다 아이가 먼저 이승을 뜨는 건 그 어떤 행위로도 씻을 수 없는 죄. 네 잘못은 아니지만 피할 수도 없지. 내가 함께 해줄게. 나와 함께 삼도천에서 돌탑을 쌓자. 그게 네게 주어진 벌이니까.”

 

그 둘의 말에 소녀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도레미 스위트는 그런 소녀를 안심시키고자 두 손으로 어깨를 살며시 주무르며 둘에게 대꾸했다.

 

“이런이런, 그건 곤란해요. 일단 애가 벌써 겁을 먹었잖아요? 꿈에서 나온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만큼이나 예민하답니다. 어떤 의미에선 훨씬 골치아프죠. 그런 식으로 윽박질러선 안 돼요. 그러다간 더 위험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요. 지금만 해도 그렇잖아요? 이 애는 벌써 두 분을 자기 꿈에 불러냈어요. 무얼 잘못했는지는 몰라도, 잘못한 것 같으니까, 겁을 먹은 것만으로 그렇게 두 분을 불러낸 거죠. 그래요, 꿈에서 나온 아이들은... 꿈에서 자라야 한답니다. 현실에서 꿈을 꾸고 해석하는 건 자유지만, 그 꿈이 현실에 함부로 침범해선 안되니까요. 두 분이 이 애를 데려간다면 바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랍니다.”

 

“그럼 대체 어쩌란 거냐? 함부로 물건을 훔친 버릇없는 아이를 이대로 내버려두란 말이냐?”

 

코마쿠사 산뇨가 험악한 표정과 함께 으르렁거렸다. 이제 그녀의 두 눈은 빨갛게 물들고 이빨은 입술에서 날카롭게 삐져나오고 뺨에는 비늘이 하나씩 돋아나기 시작했다. 소녀의 공포와 함께 산뇨는 더욱더 흉악한 모습으로, 소녀가 두려워하는 바로 그 본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도레미 스위트는 가벼운 손짓으로 무언가를 산뇨에게 날려보냈다.

 

“그걸 교육시키는 게 바로 저의 몫이랍니다. 산뇨 씨의 담뱃잎이 위험한 것처럼, 이 아이도 위험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둘 다 관리가 소홀했던 것 같네요. 그러니 서로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 않으시겠어요? 산뇨 씨도 고작 이런 꼬마애에게 담뱃잎을 도둑맞았다고 떠벌리는 건... 도박장의 기강을 잡는데도 좋지 않을 테고요. 이 아이는 이쪽 세계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이들을 모두 잊게 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이 아이를 데리고 있는 한... 그 사실을 아는 건 아무도 없어요, 없어졌던 담뱃잎도 제 주인에게 돌아간다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코마쿠사 산뇨는 마뜩찮은 표정과 함께 도레미 스위트가 날려보낸 주머니를 낚아챘다. 양이 조금 줄기는 했어도, 소녀가 훔쳐간 담뱃잎이 그 안에 아직 남아있었다. 산뇨의 눈에는 이제 다시 검은 눈동자가 비치고, 두 뺨은 언제 비늘이 있었냐는 듯이 보드랍게 돌아왔다. 그녀는 여전히 무언가 불만스러운지 가벼운 코웃음을 쳤지만, 이내 곰방대를 입에 물고 뻐끔뻐끔 연기를 내뿜으며 뒷걸음질을 쳤다.

 

“잠깐, 그러면 그 애는 죽은 게 아니란 거야? 그럼 왜 산도천에 있었던 건데?”

 

이번에는 에비스 에이카가 뾰루퉁하게 입술을 내밀며 따졌다. 도레미 스위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이 아이는 아직 경계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답니다. 자신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꿈에 있는지 현실에 있는지도 모르죠. 이제 제가 차차 가르쳐야하구요. 이 아이에겐 부모가 없어요. 부모가 있다면 꿈이고, 꿈에서 태어났는데 꿈보다 늦게 죽을 수 있겠어요? 그러니 이 아이는 당신과 함께 돌탑을 쌓아야할 아이가 아닙니다. 그래요, 걱정해주신만큼 한 가지 보답을 해드릴게요. 그 돌탑을 무너뜨린 요정들... 그 아이들을 살짝 혼내켜드리겠어요. 앞으로 며칠간 돌무더기가 그 요정들을 반복해서 덮칠 거에요. 물론 어디까지나 꿈에서. 다시는 그런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어... 며칠씩이나? 그건 불쌍한데. 아, 근데 요정들이니 어차피 며칠 그런 꿈을 꿔도 또 그런 장난을 칠 것 같은데. 에이, 그럼 며칠은 아니고 하루만 그렇게 해. 뭐 악의는 없으니까. 나도 이제 저 애를 찾아다닐 시간에 요정들을 혼내키면 되니까.”

 

“그럼 하루만으로 해드리죠. 아주 으스스하게. 이 아이도 악의없이 그랬던 것처럼, 요정들도 악의없이 친 장난이었겠지만. 그래도 어떤 식으로든 교육은 받아야하니까요. 그 요정들도 이 아이도. 그럼 된걸까요?”

 

“그래, 그렇다면야... 어쨌거나 죄는 짓지 않게 잘 가르치라고.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죄가 되는 것만큼 가슴아픈 일도 없으니까.”

 

“그건 제가 특별히 신경쓰도록 할게요.”

 

도레미 스위트가 가볍게 목례를 하자 에비스 에이카도 산뇨처럼 살짝 뒷걸음을 쳤다. 이제 그 둘은 처음보다 훨씬 흐릿해져서, 더는 누가 누구인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도레미 스위트는 소녀에게 가볍게 속삭였다.

 

“자, 이제 두 분을 돌려보내드려야지. 꿈을 관리하려면... 초대한 분들은 제대로 돌려보낼 수 있어야한단다. 두분이 어디서 오셨는지는 이미 알지? 그곳으로 그대로 돌려보내드리기만 하면 된단다.”

 

소녀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자 코마쿠사 산뇨와 에비스 에이카는 언제 거기 있었냐는 듯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도레미 스위트는 흡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녀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래, 그런 식으로. 하지만 앞으로 배울 게 많지... 나도 알아내야할 게 많고. 꿈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일은 도통 없는데. 요즘 부쩍 범상치 않은 일이 많이 일어나네. 꿈 속에서도 범상치 않은 일이... 그냥 우연일까? 꿈속에서는 온갖 우연이 벌어지니까...”

 

그리고 브라운관이 다시 푸른 화면을 빛냈다. 그 화면 너머로 재생되는 영상은 좀 전보다 흐려졌다. 아니, 방 전체가 점점 흐릿해졌다. 이제 이 꿈은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흐릿해지는 영상 너머에서, 도레미 스위트는 한 쌍의 소녀들을 알아보았다. 어쩐지 너무나 낯이 익은 한 쌍의 소녀들을.

 

한 소녀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어떤 소녀를 닮았다. 그리고 다른 한 소녀는... 인간이 아닌 존재를 닮았다.

 

아마도 우연이겠지. 현실도 꿈만큼이나 온갖 우연이 벌어지니까...

 

그리고 두 소녀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도 알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이 들은 이야기도 기억 못할 것이고.

 

도레미 스위트가 붙들고 있는 소녀는 앞으로도 그런 일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그리 흔히 해야할 일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잊을 법하면 일어나는 일이니까.

 

“자, 꿈으로 돌아가자. 이 꿈이 아닌 다른 꿈으로.”

 

그리고 화면이 꺼졌다. 영상도 없고, 먼지가 흩날리던 더러운 방도 사라졌다. 꿈이 으레 그러듯이.

 

 

오늘의 이야기

 

올드 바 아담은 오늘도 평소에 모이던 그 사람들이 그대로 모였다. 현실에서 설명되지 않는 기괴하고 이상한 경험을 듣기 위해서. 그런 경험을 찾아서 듣는 사람들도 괴짜지만, 그런 경험을 굳이 찾아다니는 사람들이야말로 세상 제일 가는 괴짜들일 터였다. 애초에 둘 사이에 구분이 되지도 않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두 소녀, 우사미 렌코와 마에리베리 한도 바로 그렇게 구분이 되지 않는 괴짜였다.

 

“갑자기 기분이 나쁜데. 굉장히 기분 나빠. 뭔가 이상한데...”

 

우사미 렌코가 구형주를 홀짝이면서 불평했다. 신형주와 달리 숙취를 걱정해야하는 술이건만, 그녀는 본격적으로 모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남들의 배는 마실 기세였다. 자신의 친구가 그런 식으로 엉뚱한 소릴 하는 게 익숙한 마에리베리 한은 구형주가 담긴 술잔을 가볍게 기울여보기만 하면서 적당히 대꾸했다.

 

“뭐가 이상한데? 어차피 여긴 이상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오는 거잖아.”

 

“아니, 다른 게 아니라. 분명 얼마 전에도 이 구형주, 마셨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익숙하단 말이야. 그런데 주인장은 다른 데선 안 파는, 이번에 처음 내는 술이라고 하고.”

 

“그래? 나는 술맛은 도통 잘 모르겠단 말이지.”

 

마에리베리 한도 호기심이 동해서 한모금 살짝 들이켜보았지만 그녀가 분간할 수 있는 건 진한 알코올 향과 함께 넘어가는 톡 쏘는 느낌 뿐. 이 술이 저 술인지, 저 술이 이 술인지. 마에리베리 한은 가볍게 넘어갔지만, 우사미 렌코는 도통 마음에 걸리는 점을 떨쳐내지 못한 것 같았다. 분명 낯이 익은데 기억을 못하는 것만큼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으니까. 마에리베리 한은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렌코가 무심코 내뱉은 말은 마에리베리 한의 기억과는 무언가 달랐다.

 

“최근에는 분명 구형주를 안 마신 것 같은데...”

 

“어라? 우리 저번에 마시지 않았어? 그러고보니 그때 마신 술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마셨다고? 언제?”

 

“그러니까, 바로 여기서. 며칠되지도 않았잖아. 이상한 도박장에서 쫓겨난 이야기랑, 안개낀 강가에서 돌무더기를 헤맸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뭐어?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나?”

 

“기억 안 나? 그때 렌코가 참 시시하다고 불평했는데. 그때 술집도 평소와 분위기가 좀 달랐지...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던 것 같고.”

 

“메리, 혹시 나 놀리는 거 아니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우사미 렌코는 눈썹을 지푸리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표정을 보노라니, 마에리베리 한은 혹시 자신이 벌써 취해서 기억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싶어졌다. 구형주를 마시는 술집이니까, 언제 무얼 마셨는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지.

 

“렌코가 기억 못하면... 뭐 내 꿈속에서 있었던 일인가 보지.”

 

메리는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답하면서 구형주를 한모금 더 홀짝였다. 우사미 렌코도 더 깊게 따지고 들어가진 않았다. 이제 막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되려던 참이었으니까.

 

“메리의 꿈속이라면, 진짜겠지만 말이지. 이따 들어볼까.”

 

“글쎄, 꿈에서 있었던 일치고는 너무 재미가 없네. 렌코의 취향은 아닐지도. 나야 위험한 일은 워낙 많이 겪어서 사절이지만.”

 

마에리베리 한은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다물었다. 이제 이야기가 시작되려하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현실보다 더 꿈 같고, 분명 꿈이 아닌 현실을 누군가 이야기하려고 했으니까. 아니, 반대였던가? 고작 두 모금을 마신 것 같은데 메리는 벌써 현기증을 느꼈다. 메리는 숨을 고르고 정신도 차려볼겸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았다. 어째선지 빈 자리가 있는 것 같은데, 뭐 그것도 꿈인가.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지금 다른 자리에 있는 거겠지. 오늘의 이야기는 못 듣겠구나, 안됐네.

 

이미 늦은 시간이니 꿈나라에 가버렸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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